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 - 1. 가이드라인과 문제의식
Interstitial lung disease (간질성 폐질환; ILD)는 폐의 섬유화(fibrosis)를 통한 호흡부전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내는 질환으로, 낮은 유병률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군입니다. ILD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질환군은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특발성 폐섬유화증; IPF)로, 원인을 모르는 폐의 섬유화라는 뜻이죠. 이 외에도 ILD를 유발하는 원인은 수백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흡연, 직업력, 애완동물, 석면 등등 수많은 원인들이 있습니다. IPF가 아닌 ILD에는 다음 사진[그림 1]과 같은 질환들이 대표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림 1] non-IPF ILD의 대표적 질환들과 진행성 표현형을 보이는 비율(파란색으포 색칠)
하지만 ILD는 모두 진행하는 병인 것은 아닙니다. IPF 환자는 일반적으로 진행성 질환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non-IPF ILD 환자의 약 30% 정도만이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를 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 (진행성 폐섬유화증; PPF)라고 부릅니다(위 사진에서 파란색으로 비율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PPF 가이드라인[출처 1]에 따르면, PPF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Worsening patient symptoms. 환자 증상의 악화
- 2. Physiological evidence of disease progression (either of the following). 생리학적인 질환 악화의 증거
- 2.1. Absolute decline in FVC ≥ 5% predicted within 1 yr of follow-up
- 2.2. Absolute decline in DLCO (corrected for Hb) ≥ 10% predicted within 1 yr of follow-up
- 3. Radiological evidence of disease progression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영상의학적인 질환 악화의 증거
- 3.1. Increased extent or severity of traction bronchiectasis and bronchiolectasis
- 3.2. New ground-glass opacity with traction bronchiectasis
- 3.3. New fine reticulation
- 3.4. Increased extent or increased coarseness of reticular abnormality
- 3.5. New or increased honeycombing
- 3.6. Increased lobar volume loss
non-IPF ILD 환자에 대해서 1년간의 follow-up 기간 중 다른 이유로 설명되지 않고, 위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해야 PPF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PPF를 정의했을까요? FVC가 10%를 기준으로 삼으면 안되는 것이었을까요? 영상의학적 finding은 주관성이 들어있지 않을까요?
위 가이드라인은 사실 다양한 임상시험들의 end-point들이 반영된 정의입니다. IPF에 한해서는 pirfenidone이라는 약물이 임상시험[출처 2]을 통해 환자의 질환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non-IPF에 대해서는 2019년에서야 nintedanib (상품명 ofev)이 처음으로 INBUILD 임상시험이라는 임상 3상 시험을 통과하여[출처 3] 시판이 시작되었습니다.
INBUILD trial에서는 애초에 PPF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고, progressive fibrosing interstitial lung disease (pfILD)라는 용어만이 등장합니다. INBUILD trial에서는 1년간 follow-up을 해서 ILD가 진행하는 환자들에게 다음 1년동안 randomization을 수행하여 nintedanib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였습니다. PPF 가이드라인에서 pfILD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PPF라는 용어를 새로 정의한 것은 특별히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하나의 임상시험에서 정의된 용어만을 사용하지 않음과 의사들이 널리 쓰는 용어를 호환되게 만들기 위함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이 가이드라인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 1. 1년간의 follow-up의 필요: 진단적 정의 자체가 1년간의 follow-up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ILD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 2. 생리학적 진단기준의 약점: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한 연구[출처 4]에 따르면 집에서 하는 폐기능검사(home spirometry)가 부정확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PPF와 같이 악회되는 환자군(progressive)이 안정된 질환의 양상(stable)을 보이는 환자군보다 더 일간 변동이 크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폐 기능 검사 자체의 신뢰도에 대한 물음표도 몇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2]
- 3. 영상의학적 진단기준의 약점: PPF의 영상의학적 진단 기준은 인간의 visual assessment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주관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한 최근의 연구[출처 5]에 따르면 ILD의 특정 finding을 찾는데 있어서 의사들의 동의 수준(pooled kappa value)은 0.56에 지나지 않았고, IPF 진단을 위한 usual interstitial pneumonia 패턴마저도 0.60에 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림 2] 질환이 악화하지 않는 ILD 군과(stable) 악화하는 군(progressive) 사이의 일간 home spirometry 상의 FVC의 변동성 차이
그렇다면, PPF 진단기준의 약점 세 가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다음 글에서는 그러한 노력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출처
- 1. Raghu, Ganesh, et al.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an update) and 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 in adults: an official ATS/ERS/JRS/ALAT clinical practice guideline."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205.9 (2022): e18-e47
- 2. King Jr, Talmadge E., et al. "A phase 3 trial of pirfenidone in patients with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70.22 (2014): 2083-2092.
- 3. Flaherty, Kevin R., et al. "Nintedanib in progressive fibrosing interstitial lung disease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81.18 (2019): 1718-1727.
- 4. Veit, Tobias, et al. "Variability of forced vital capacity in progressive interstitial lung disease: a 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 Respiratory research 21 (2020): 1-10.
- 5. Delaney, Liam, et al. "Meta-Analysis of interobserver agreement in assessment of interstitial lung disease using high-resolution CT." Radiology 313.1 (2024): e240016